앞의 포스팅에서는 ‘경제적 소유권’의 개념이 무형자산에 대한 이전가격이슈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설명했습니다. 이전가격에서의 '경제적 소유권'은 원래 고정사업장(PE)에 대한 정상소득 계산을 위해 PE를 ‘기업’으로 가정하기 위한 수단인데, 이러한 ‘가설화’의 수단을 무형자산 보다 더 광의의 개념인 ‘무체물’에 적용시킴으로써, 과세당국으로 하여금 좀더 공격적인 과세를 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줬다고 하였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BEPS실행계획 8-10번 보고서(이하 “BEPS 8-10 보고서”라고 하겠습니다)에서 언급된 ‘무체물’의 정의를 좀더 살펴 보고, 요 다음 포스팅에서는 이를 토대로 ‘경제적 소유권’개념이 어떤 방식으로 적용되는가에 대한 '썰'을 한번 풀어볼까 합니다.
드디어 그 동안 말많고 탈많았던, 그래서 OECD가 BEPS실행계획 논의 초반에 이렇다 할만한 심화된 논의 없이 얼버무리면서 적당히 마무리해 버렸던, BEPS 8-10 보고서 67페이지에 나온 무체물(intangible)의 정의를 소개하겠습니다:
"In these Guidelines, therefore, the word “intangible” is intended to address something which is not a physical asset or a financial asset, which is capable of being owned or controlled for use in commercial activities, and whose use or transfer would be compensated had it occurred in a transaction between independent parties in comparable circumstances.”
쉽게 의역하면, 이런 내용입니다.
“...본 OECD이전가격지침 상, ‘무체물’이란 용어는 물리적 자산 또는 금융자산이 아닌 그 어떤 것으로써, 상업활동에서 활용되기 위해 소유 또는 통제될수 있는 것이고, 만일 비교가능한 상황하의 독립당사자간의 거래에서 이를 활용하거나 양도하는 행위가 있었을 경우 그에 대한 댓가가 치뤄져야하는 물건으로 지칭된다….”
위의 정의를 알고리즘으로 풀면 이런식이 되겠지요?
그냥 딱 봐도 "숨은 의도가 있다"라는게 보이시죠? '무체물'이라는 것은 말그대로 눈에 안보이는, 규정안된 그 어떤 것(something)일 뿐인데, 뭔가 눈에 안보이는 것이 그냥 안보이는 것으로 그치면 안되나 봅니다. 그 ’something’에다가 목적 달성을 위한 어떤 암묵적 의도를 투영하려다보니, 터무니없는 넌센스가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그런데다가, 원래 "intangible"하면, 누가들어도 ‘무체물’보다는 ‘무형자산’으로 알아듣는 것이 더 보편적이라서, 그냥 “intangible = ‘무형자산’이다”라고 이해하게 놔두면 안되는 겁니다. 그래서 그 구분을 분명히 하려고 다음과 같은 넌센스들이 더 나오게 됩니다.
“무형자산에 대한 이전가격 분석은 법률적, 회계학적 정의에 치중하는 것 보다 독립 당사자들이 비교가능한 거래에서 합의했을법한 조건을 규명하는 것에 치중해야만 한다….(제6.6항)"
“이전가격 목적상 고려해야하는 중요한 무체물은 기업회계상 항상 '무형자산'으로 인식되는 것은 아니다.(제6.7항)”
“그런 것들(법률적, 계약적 또는 기타 형태의 보호수단)의 유무는 어떤 하나의 아이템(item)이 이전가격목적상 '무체물'로 규정될 수 있는 필수 요건이 아니다. (제6.8항)”
결론을 내자면, '무체물 ∋ 무형자산’이고, 이전가격 이슈에 대해서는 법률적/회계학적 개념의 무형자산이 아닌 ‘무체물’을 식별해야만 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위에서 새롭게 소개된 '무체물'의 정의란 것은 결국 다름아닌 ‘상품'의 정의입니다. 뭔말인고 하니, '안보이는 그 어떤 것’이 아무개에게 귀속/독점되어 그 아무개가 남으로 하여금 쓰게 할 수도 있고 남에게 팔아서 이윤을 남길 수 있는 상태, 즉 아무개가 직접 소유권을 가지고 있어서 '상품화'되어 있는 상태이니까, 상업활동에 활용하고 (활용/양도로 인한) 댓가가 치뤄질 수 있는 것이지요.
눈에 보이지도 않고 규정할 수도 없는 ‘무체물'을 꾸역꾸역 '무형자산'과 같은 '상품’이라고 우길려면 누군가는 이를 소유/통제하는 그림이 나와야 하겠지요. 이제 여기서 '경제적 소유권’의 개념이 나와줘야 합니다. '경제적으로 아무개가 소유한다'라는 결론을 나오게 하려면 여러 요건들이 성립해야겠죠. 다음 포스팅에서는 그 요건들을 자세히 설명해 보겠습니다.
P.S. 휴가라서 해외에서 푹 쉬다 왔습니다. 모든 일을 중단하고 노는 것에만 집중하다 보니 맥이 좀 끊기네요..^^;; 내용이 조금 반복되는 것이 있었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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