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18일 토요일

OECD BEPS 실행계획 8번- Intangible (XXII) - BEPS에 따른 영향 - 예시 #22

이번 내용은 광업에 관한 예시입니다. 채굴 라이센스 (mining license)의 양도/양수시 그와 연관된 '영업권'가치까지 고려해야 제대로된 이전가격 책정이 이루어 진다고 하는 논리네요.


사실관계 
A는 채광/채굴활동 및 철로 활용을 할 수 있는 라이센스를 정부로 부터 허가 받았습니다. 채굴 라이센스(“ML”이라고 하겠습니다)의 가치는 20, 철로 라이센스는 (“RL”이라고 하겠습니다)의 가치는 10입니다. A는 그 외 별도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 후, A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독립기업인 Birincil이 A주식을 100을 주고 100%인수합니다. 이때 인수가격의 구성비는 (회계처리상) ML은 20, RL은 10, 나머지 70은 ML과 RL을 동시에 보유한 시너지에 기인한 영업권으로 이루어집니다,

인수 직후 Birincil은 자회사인 S에게 ML과 RL을 이관시킵니다.
BEPS논리
S가 A에게 넘긴 ML및 RL의 양도가액 산정시 구체적으로 어떤 무체물이 이관된 것인지를 학인해야 함과 동시에, ML 및 RL
에 딸린 영업권 자체는 그 가치가 사라지거나 사업개편으로 인해 파괴되는 것이 아니므로 반드시 양도가액 산정시 고려되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따라서, 정상 양도가액(arm's length price for ML/RL transfer)의 산식은 대략 이렇게 구성됩니다:

양도가액 = ML가치 + RL가치 + ML및RL 관련 영업권 가치
이때  Birincil이 A주식 양수시 지급한 100이 좋은 기준이 된다고 합니다.

생각
어떤 사업이건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사업을 영어로 “Enterprise”라고 부르는 것도 '어렵고 힘들지만 가치있는 일은 곧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지요. 큰 사업을 도모하는 기업인(entrepreneur)은 그런 비젼과 철학을 같이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아야 하고, 그런 사람들을 얻기 위해서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 관계형성이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관계로 이루어진 조직은 쉽게 무너지지 않으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지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등…IT업계의 Guru라고 불리는 이들은 이미 이런 조직내에서 탄탄한 리더쉽을 근거로 한, 마치 일종의 ‘종교단체’와 같은 계보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것을 가리켜, 순수한 평판(reputation)에 의해 형성된 영업권, 즉, '인적자본'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저번에 포스팅한 것처럼, 만일 영업권이 이전가격측면에서 어느 한 법인의 평판가치(reputational value)로 대변될 수 있다고 할 경우, 그런 영업권이 귀속되는 자산의 주인이 바뀌는 22번 예시와 같은 자산 양도거래가 이루어 졌을 때,  그 영업권의 가치가 정말로 그대로 유지될 수 있을까라는 것이 제 의문입니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제가 알고 있는 광업이란, 석탄이든, 귀금속이든, 석유나 천연가스가 되었든, 어떤 지역에서든지 천연자원을 채굴할 라이센스를 허여받는다함은 단순히 관계당국에 신청서류만 제출하는 것이 아닌 걸로 이해합니다.

우선 성공적인 탐사(prospecting 또는 exploration)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게 얼마나 피말리는 과정인지, 천문학적 수준의 비용이 소요되는 건지는 많은 분들이 알고 있으므로 자세한 언급은 피하겠습니다.

탐사가 끝나 좋은 광구를 발견하면 해당지역에 관할권이 있는 국가에 채굴권을 받아야 합니다. 그때부터가 또 산너머 산입니다.

천연자원을 보유한 국가의 대부분은 개도국인 데다가, 사회기반시설등이 열악하고, 정치적으로 상당히 불안하며, 정부가 자국민에 대해 통제할 수 있는 역량이나 시스템 자체가 매우 열악한 곳이 많습니다. 모든 업종이 일정 수준의 masterminding을 필요로 하겠지만, 광구 찾고 채광 (mining) 하나만 생각하고 사업을 수행하기에는 쉽게 고꾸라질 수 있는 업종이 광업이지요.

역사적으로 매력적인 광구가 존재했던 지역은 항상 다양한 위험요소와 장애물이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18~20세기 초반만 하더라도 무력으로 아예 해당 지역을 장악하여 지역 사람들의 값싼 노동력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많이 쓰던 방법이었습니다. 특히, 귀금속이나 보석이 많은 남아프리카 공화국 같은 곳은 이미 오래 전서 부터 영국을 비롯한 유럽 열강들이 서로 앞다투어 금광 등을 건설하고 채금을 해왔던 곳입니다. 그렇기에 지금도 폐광이 상당히 많고 현재 이를 노리는 불법 채광업자들도 상당히 많이 있지요. 지금도 채굴권을 보유한 이들과 그렇지 못한 이들간의 유혈사태가 벌어지는 것은 다반사입니다. 따라서 요즘은 채굴사업자들의 경우 경호/보안업체와 함께 팀업해서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광구 주변지역의 지역공동체와의 협업관계 형성입니다.  정부입장에서 어느 특정 광구에 채굴권을 허여해 줄 때 광구 주변 공동체 또는 지역사회의 여론이나 입김을 신경쓰지 않을 수가 없지요. 따라서 채광업자는 반드시 그 지역 공동체의 주요 인사들과 좋은 신뢰관계를 형성해야만 합니다. 그런 관계는 채광이 시작되어 어느 정도 수익이 날 시점이 되면 수익의 일부를 지역 공동체에 배분하는 것을 포함, 공식/비공식적 방법을 통해 이들에 대한 경제적인 지원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여기에는 크게 도로시설 같은 소규모의 사회기반 시설을 건설해 주는 것을 포함해서 작게는 지역주민을 위한 학교를 설립해 주는 것 등, 채광 자체에 소요되는 비용도 비용이지만, 이런 관계형성 및 유지에 투입되는 비용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하지만 한번 그런 신뢰관계를 돈독히 해 두면, 같은 지역을 노리는 경쟁자들을 쉽게 견제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모든 채굴권은 항상 지역공동체의 여론이 중요하기에 그런 신뢰관계는 경쟁자들이 같은 광구에 채굴권 획득을 시도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기반이 되지요. 적어도 그 지역 광구만큼은 독점적인 지위를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광업은, 고위험 고소득 분야임과 동시에, 앞서말한 현지인과의 협력관계 형성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잠재성 높은 확실한 광구 하나만 발견되면 채굴 하는 것 자체는, 제대로된 장비와 자산만 같추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그런 채굴과 생산활동, 그리고 수익창출이 제대로 될 수 있는 인적자원과 신뢰관계, 즉 인적자본을 확보/유지하는 것이 사업승패의 대부분을 차지하지요. 그게 바로 해당 사업자의 '평판가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시말해 '영업권'이겠지요.

위 예시에서 ML 및 RL에 딸린 영업권을 언급했습니다. 이는 얘당초 A가 획득한 것이지요. 방금 설명한 배경과 맥락에서 이를 획득한 것이라면 해당 광구에 대한 영업권이 A에게 존재했던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랜 시간 A라는 회사명과 그 소속직원들이 투입하여 만들어낸 인적자본이 바탕이 된 것이지요.

문제는  ML/RL이 전부 그런
인적자본 형성에 기여한 바 없는 Birincil이라는 회사에 넘어갔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예시에서는 자세한 배경설명이 없지만, 단순 라이센스만 양도된 상태이고 A의 소속직원, 즉 ML/RL획득을 위한 모든 과정을 밟았던 사람들과 그 때 운용했던 자산 등이 모두 함께 Birincil로 가지 않았다면, ML/RL에 딸린 영업권이 과연 그 가치 그대로 존재할 지는 미지수 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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