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31일 화요일

A Word on Comparability

In transfer pricing, comparability analysis hinges on the concept of comparability. The concept has never been properly understood by most practitioners in the field, lest there would not have been popular misconception that the whole transfer pricing practice consists merely of a monotonic workflow capable of being translated into a computer algorithm. This has led certain database operators and software developers boldly claiming to have certain expertise in the field and selling their ‘transfer pricing solution’ with nowaday's all-too-common catch-phrase of fraudulent CPAs: ‘BEPS'. And what is more depressing to know is that certain consulting houses are proudly boasting of having formed alliances with them, oblivious to the fact that blind reliance on technology only leads to 'professional slavery.'  

I am not saying modern computer technology has nothing at all to contribute to the field of transfer pricing. There are certain facets / elements in the practitioners’ tasks so routine in nature that it would be a good idea to use third-party resources or to write a few lines of codes for automating routine and repetitive tasks, but only to the extent that the practitioners know exactly what the automated process exactly entails.

Going back to the subject matter, for precise understanding of the concept of comparability, one needs to appreciate the fact that it is entirely different from the notions of similarity and disimilarity. Here is an illustration: 







Here are apple, tangerine, persimmon, pineapple, and banana. These fruits are  now quite common in the countries of East Asia, i.e., Korea, Japan and China.  10 out of 10 people you may run into in the streets of any of these countries are highly likely to be able to identify these fruits by name. 

Let’s suppose you are taking a survey of a number of randomly selected respondents. You ask them simply to compare these fruits. Despite various methods or approaches employed or personal tastes, the respondents would most likely conclude that all or part of these fruits are either different, similar or, if some extraordinary methods or categories are applied, identical. In this exercise, the act of ‘comparison’, from the respondents’ standpoint, is both the means and the end in itself. In other words, the act of ‘comparison’ is no more than 'an examination of two or more items to establish similarities and dissimilarities’. Their actions are not intended to lead to anywhere. Similarity or dissimilarity is the only possible conclusion here, whether the basis for such conclusion was highly subjective or more or less objective. Hence, comparison here is both complete and final and leads to no further act or consequence. 





Now, in the second exercise, the same respondents are shown another fruit:


This is Durian. Durians are quite a rarity in East Asia since they are grown mostly in tropical regions i.e., Southeast Asia. One would occasionally find them at the fruit sections of one or two local discount stores in the metropolitan cities but you wouldn’t expect a local in the remotest part of provincial regions to know what Durian is.  

Let’s suppose that the respondents are asked to explain Durian to a 70-year old resident of one of the provincial regions, who has never seen or even heard of such a rarity. Let’s also suppose that the respondents are only allowed to use the five fruits above as a means to explain various characteristics of Durian. The respondents are most likely to produce the following descriptions: 
The pulp is comprised of three to four sections, similar to a mandarine. 
The color of the pulp is smoky yellow, just like an apple. 
The texture of the pulp, when bitten, is like a ripe persimmon but it tastes like a banana. 
Durian is grown from a tree just like the five fruits. 
The outer texture of Durian feels and looks like pineapple, even when it is ripe. 

In producing the above, the respondents must analyze the object tested i.e., Durian in order to identify ‘physically relevant or significant characteristics’ or ‘PSCs’. Then they must seek out these PSCs from each of the five fruits, in order to determine in what manner they may be used to explain Durian.  

The goal here is to describe Durian to a person having no prior exposure to the fruit. The respondents have to use the five fruits according to the degree of their associations with Durian’s specific PSCs. That way, they could formulate the most descriptive explanation of Durian according to their expectation of the the person’s existing level of understanding of each of the five fruits. The person has no other choice than to imagine what Durian is entirely based on the respondents’ explanation. 

In this second exercise, there is no room for finality allowed for the notions of similarity and dissimilarity as in the first exercise. The five fruits are employed as means to explain Durian; their ultimate similarity or dissimilarity amongst themselves or even with Durian has no relevance at all. 

2017년 9월 1일 금요일

현행(2016년도 기준) 미 합중국 연방세법 제482조 및 관련 재무부 규정 
국문번역본


몇년 전부터 항상 생각만 하고 있다가 이제서야 미 연방세법 제482조 및 관련 재무부 규정의 국문번역을 완료하였습니다. 

수년간 이전가격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남의 것이 아닌 진정 "나의 것”을 만드는 것에 대한 염원이 항상 있었고, 그 '나의 것’을 만드는 과정 중에 이 블로그를 만드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지만, 가장 컸던 것은 전세계 이전가격 세제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 이전가격 세제에 대한 그 어느 누구에게도 의존치 않은 ‘완벽한 나 자신만의 이해'였습니다. 

외국의 것을 나만의 것으로 만드는 가장 첫번째 관문은 외국문헌을 우리말로 완역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번역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단순히 번역문 그 자체를 넘어 번역자 자신을포함하여 이를 진솔한 마음으로 공부하는 자에게만 남을 수 있는 원문 자체에 내제된 독특한 알고리즘입니다. 

1800년대 중후반 일본 근대화의 초석이 된 것은 1600년대 후반부터 거의 200년의 세월동안 오규 소라이(荻生徂徠) 같은 학자들이 중심이 되어 다양한 분야의 외국문헌에 관한 활발한 번역, 연구 및 토론 문화였습니다. 일본인들은 그런 과정을 통해 외국 문물에 대한 자신들만의 독특한 이해의 알고리즘을 도출해 냈고, 활발하고 격없는 토론을 통해 그런 알고리즘의 공공화, 세련화를 이루어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지식인들이 단순하게 외국문물을 성실히 이해/소화하는 것을 넘어, 언젠가 자신들만의 것들을 만들어내려 했던 진솔한 염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비록 미약하지만 이와 비슷한 노력을 이전가격분야에서도 한번 시작해볼까 하는 생각입니다. 

이전가격과 같은 협소한 분야에서 그런 문화를 기대하기가 상당히 힘들지만, 적어도 그러한 문화를 조성할 수 있는 씨앗이 있어야 앞으로 누가 뭘하든지 간에 든든한 초석이 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우선 이 번역을 근간으로 해서 다양한 분들과 조금 더 깊이 있게 교류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다양한 분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만큼 연방세법 제482조 및 관련 규정 등은 이미 질적인 측면에서  UN 또는 OECD 이전가격지침보다 훨씬 더 상세하고 실무적이며, 역사적인 가치가 있습니다. 역사적인 가치가 있다함은, 다른 국가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거의 70년에 가까운 이전가격관련 판례와 격렬한 실무적/정책적 논의의  결과물이기 때문이지요 (본 블로그의 미국이전가격 역사 시리즈 참조). 특히 BEPS를 통해 무체물, 무형자산, 용역 등의 대한 논의가 상당히 깊이있게 진행된 상황에서 재무부 규정 제1.482-7조의 원가분담약정이나 제1.482-9조 용역거래에 관한 부분은 이전가격에 관심있는 누구나가 한번쯤은 참고해 볼 가치가 있습니다. 많은 부분에 있어서 오늘날의 TP 트렌드에 대한 큰 흐름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 외국의 이전가격 관련법 전문이 국문 번역된 사례가 거의 없고, 총 129 포스팅으로 이루어진 방대하고 전문적인 내용이므로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이용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여, 유료로 공개합니다.  이용가격 및 방법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많은 이용바랍니다. 

이제야 미국 이전가격 역사 시리즈를 조금 편한 마음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이용가격 및 방법http://vincent175.blog.me/221086004540 
유의사항 및 주요 용어정리http://vincent175.blog.me/221086006945

2017년 3월 18일 토요일

OECD BEPS 실행계획 8번- Intangible (XXX) - 마무리

이제까지 법률/회계/조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부분의 식자들이 영어단어 ‘intangible'을 ‘무형자산’ 곧 'intangible asset'으로 인식했던 것은 'intangible = intangible asset or property'라는 등식이 사회적 보편성을 획득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그 아무도 'intangible'을 '무체물'이라고 보편적으로 인식한 적은 거의 없습니다. 그만큼 '무체물'은 생소한 단어였습니다.

그만큼 어떤 기준을 세움에 있어서  '단어'라는 것은 어떤 사물에 대한 상징성(symbolism) 을 의미하며 그러한 '상징'들이 모여 형성한 것이 곧 다양한 사회적 통념인 바, 그 통념을 근간으로 이루어낸 사회적/상업적 관계들의 형성법칙을 결코 무시해서는 결코 안되는 것입니다.

유감스럽게도 그런 중요한 법칙들을 OECD가 BEPS라는 거대 담론으로 얼버무리려 했던 부분이 바로 'intangible'에 관한 부분입니다.  그 '얼버무림'의 배후에는 2008-2009 유럽발 금융위기, 급부상하는 아시아 경제권을 견제하려는 서구권의 제4차산업을 통한 반격, 그리고 이를 게임판의 관점에서 조정해 보려는 미국을 비롯한 헤게모니의 파워게임 등이 있는 것이지요. 예..^^..물론 지나친 비약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전가격거래란 다국적기업의 자본이동 수단이라는 점에서 보면 그러한 환경적 요소에 직접적인 영향에 노출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일부 식자들이 제대로된 검토 없이 BEPS에 대비해야 한다고 하면서 어쩌면 상당히 표면적일 수 있는 부분인 Masterfile/country-by-country reporting(BEPS 실행계획 13번)과 같은 그런 컴플라이언스요건에 불과한 내용만 잔뜩 강조하고, 정작 중대한 주제에 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못하는 행각에 대해 전 경종을 울리고 싶었던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본 블로그에서 연재된 29개의 예시들을 통해 본 것은 OECD가 제시한 새로운 기준, 즉 intangible을 무형자산에서 무체물의 영역으로 확장시킨 것과, 무체물의 정의를 과세권 행사와 확장에 유리하게 수정한 것에 대한 영향과 잠정적인 폐해에 관한 제 사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 사견에 대한 판단은 물론 여러분의 몫입니다. "한낮 너 따위가…”라고 건방지다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물론 국내에는 전문가집단 뿐만아니라 일반 기업에도 탁월한 식견을 갖추신 분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제가 말씀드렸던 내용들이 전부 검증되지 아니한 궤변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고, 제가 세법학 박사나 변호사가 아니기에 아무런 학문적 권위가 없다고 생각하셔도 전 여러분의 판단을 존중하며 그에 대한 반론을 펼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하지만 단 한가지만 기억해 두셨으면 합니다. 

과연 이제까지 제대로된 '필터링'(filtering)이 있었는가라는 점입니다.

안타까운 점은  전문가인 저도, 이제까지 국내 조세분야에서 한번도 제대로된 필터링을 못 봤다는 점입니다. BEPS때문에 이제까지 국내에서 수차례 세미나들을 다니고, 문헌들을 접하면서 상투적인 내용을 앵무새처럼 읊어대는 것만 봤을 뿐 필터링 다운 필터링은 보지 못했습니다. 필터링을 한다 함은, 어떤 새로운 담론이나 주장에 대해서 대중이 객관성을 잃지 않고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관점을 제시하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즉, 대중들이 주체성을 잃지 않고 비판적으로 판단하여 올바른 기업가적 의사결정(entrepreneurial decision-making)을 내릴 수 있는 균형잡힌 정보를 제공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OECD의 문헌들은 나름의 독법이 있다고 봅니다. 단순 독해가 아닌 반드시 맥을 짚어서 읽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앞에서 소개한 29개의 예시와 같이 어떤 대의명분을 통해 고안된 새로운 기준이나 원칙등이  사회적 통념이나 규범(norm)에 이질적일 수 있기 때문이죠. 거기서 발생할 수 있는 궤리와 그에 따른 영향을 미리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대중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전문가 입장에서도 OECD 규준을 글자그대로 직역할 게 아니라, 객관적이고 균형잡힌 인사이트가 담긴 의역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우리보다 우월하고 고급스러운 영어문화권(?)'이라는 환영에 취해서 아무런 검증없이 100% 동조하는 태도보다, 이를 항상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우리만의 시스템으로 소화/응용시킬 수 있는 분명한 방향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대로된 필터링이 결여된 상태에서는, 궁극적으로 작게는 개인과 기업, 크게는 국가경쟁력 면에서 잃는 것이 많다고 봅니다. OECD자료의 경우 웹사이트에 전부 공개되어서 영어/불어문화권에 있는 납세자들은 쉽게 접할 수 있어서 시기적절한 판단과 행동이 이루어질 수 있지만,  비영어/불어문화권에 있는 납세자들은 정보비대칭으로 인한 폐해에 노출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 다시말해 돈 잘벌어 놓고 나중에 눈앞에서 그냥 뺏기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영어/불어문화권 납세자들에 비해 항상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전가격에 관한 이론적/기술적 이해와 응용을 업으로 하는 제 입장에서도 정보를 잘 파악하고 있는 고객과 그렇지 못한 고객을 응대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가능한한 서로 같은 것을 보고 비슷한 방향으로 논의하여 최고의 해결방법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제 글들이 그런 경쟁력을 조금이나마 한국내의 본사를 둔 다국적기업과 국가 경쟁력 확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OECD BEPS 실행계획 8번- Intangible (XXIX) - BEPS에 따른 영향 - 예시 #29

드디어 BEPS 8번 보고서에 수록된 '무체물'관련 마지막 예시를 다루게 되는 군요. 지난번에 이어 계속 감정평가 방법을 활용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사실관계
Pervichnyi는 다국적기업의 모회사이며 X에 소재합니다. Year 1직전까지만 해도 제품 F관련 특허 및 상표권을 개발했었다고 합니다. Pervichnyi는 X에서 F를 생산하고 이를 전세계 판매자회사에 공급합니다. 이때 F의 공급가격은 정상가격이라고 가정해 두죠.

Year 1.
Pervichnyi는 Y에 완전자회사 S를 설립합니다. 그러곤 비용절감을 위해 F의 생산라인 일체를 S에 이관하지요. S설립시 F관련 특허 및 상표권("F무체물”)을 S에게 매각하고 S는 그 대가를 일시 지급하게 됩니다. 이를 "쟁점 양도거래"라고 하겠습니다,  그 대가의 정상가격 책정을 위해 두 회사 모두 감정평가방법인 DCF(할인현금흐름) 방법을 활용하기로 결정합니다.
BEPS 논리
Pervichnyi와 S의 경우, 당사자의 상황에 따라 각각 다른 DCF가 산출될 수 있으며, 정상가격은 두 당사자간의 상황과 여러 대안을 총체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즉 매도자와 매수자의 입장에서 각각 판단한 가치를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DCF는 시나리오별로  아래와 같이 산출될 수 있습니다. 


 
시나리오 #1, #2의 NPV는 쟁점 양도거래 수행을 위해 쌍방이 서로의 상황과 대안을 감안하여 산정한 금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Pervichnyi 쟁점 양도거래없이 생산활동을 지속하다면 세후 현금흐름기준으로  600을 달성가능하다는 것이고  S는  쟁점 양도거래 이후 F를 Y에서 생산한다면 1,100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시나리오 #1의 경우 Pervinchnyi입장에서는 쟁점 양도거래 시 받아야 하는 금액은 600이 하한선이 되고, 시나리오 #2에서의 S는 1,100이 상한선이 되는 것입니다.

시나리오 #3는 Pervichnyi입장에서 본 쟁점 양도거래의 대안입니다. Pervichnyi가 F무체물을 계속 보유하면서 S나 다른 제조업체로 하여금 F를 생산하게 할 수도 있는데, 이런 경우 Pervichnyi의 세후 현금흐름은 현재가치 기준으로 875를 달성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시나리오 #1보다는 나은 대안이 되겠지요. 이를 고려한다면 Pervichnyi의 하한선은 600이 아닌 875가 될 수 도 있는 것이구요.

어쨌든 본 예시에서의 요지는 거래당사자의 입장에서 판단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생각
감정평가방법 자체, 그리고 이를 이전가격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에 관한 제 생각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http://blog.naver.com/vincent175/220816457213

http://blog.naver.com/vincent175/220822180476 

우선 29번 예시는 제가 이제까지 말했던 거래당사자간의 거래 상황 및 협상력등을 판단해야 한다는 주장과 어느정도 일치하는 것 같습니다.

다만 DCF방법이라는 것이 과연 정상가격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어느정도의 변별력을 가질지는 미지수 입니다.

27번 예시에 관한 포스팅에서, 내부 보험회사 모델 개발했던 제 경험을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조금더 자세히 얘기해 볼까 합니다. 당시 제 팀에서 고민했던 것이 바로 제3의 업체로 부터 보험료 계산 방식에 의한 계산결과를 이전가격보고서에 반영하는 것이었으며, 이를 강행하려고 했던 쪽은 이전가격 실무경험이 전무한 변호사 출신의 어떤 파트너였으며, 이에 강한 반대를 표명한 것이 저였습니다. 제가 했던 주장은 일반 금전대차거래에서 금리계산 하는 것 처럼 리보(libor)금리 처럼 기준금리를 정하고 거기다 commitment fee나 annual fee같은 uplift factor를 가산하는 것과 같은 심플한, 누구에게나 익숙한 방법으로 가는 것이, 회사입장에서도 방어하기가 용이하며 과세당국 입장에서도 충분히 자신들이 입수가능한 자료를 통해 확인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었죠. 세무조사나 불복과정에서는 가장 현실적이고 실무적인 방법을 누구나가 보편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판단하므로 괜히 우리가 직접 활용할 수도 없고 정상가격원칙에 위배될지도 모르는 베일에 쌓인 방법론을 보고서에 무작위로 반영하여 '정상가격'이라고 우기는 것은 '방종'이라고 대놓고 말했습니다. 적어도 회사 설립 후 첫 3년 정도는 명목상 손해보험사 모델이긴 하지만, 중간 내부 금융회사 (intermediary financing company - "IFC"라고 하겠습니다)와 유사한 모델로 planning 방향을 잡고, 더 복잡한 방법을 활용하는 것은 향후 유럽내 과세 트렌드와 그 때만에도 슬그머니 고개를 들던  OECD BEPS의 동향을 봐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제가 그렇게 주장한 것은 그 내부 보험회사가 사실상 아무런 실체가 없는 회사(sham)로 보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우선 회사의 주소지가 본사와 동일하고 underwriter 한명과 직원 한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회사의 운영방식이나 업무등은 매뉴얼 등 문서상으로만 존재할 뿐 은행 계좌 몇개 가진 것 빼고는 아무것도 없었지요. 당장 회사에서도 인력을 충원한다거나 하는 그런 계획은 아예 없었구요. 그래서 차라리 실체 자체를 누구나가 봐도 의심하지 않는 유럽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었던 'IFC'방식으로 가져가자고 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꼭 보험료 계산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하면 그 감정 업체로부터 추후 분쟁시 그에 대한 책임이나 법정에서 증언을 하겠다는 guarantee를 받든지, 그 계산 방식관련 자료를 요청하여 우리가 직접 그 적정성을 이론적으로 반드시 검토하고 논의해야 한다고 맡섰습니다.

이처럼 이전가격 Planning이나 전략을 세우는 관점에서 보면, 새로운 방법론의 도입은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무엇이 '정상'(arm's length)이냐"를 입증한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정상'으로 볼 만한 것들에 대한 기준점을 올바로 세운 후에 '비정상'(non arm's length)으로 볼만한 요소들을 최대한 식별하여 그 수를 인위적으로 줄이거나 그 영향을 완화시켜서 모든 요소들이 '정상'으로 귀결되게끔 하는 것이 이전가격 전문가가 발휘할 수 있는 '예술적 감각'입니다. '정상'이란 것은 '아름답다'라는 말과 일치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름답다'의 어원이 "알다" 또는 "알음직 하다"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어떠한 사안이라도 관찰자(납세자와 과세당국)의 입장에서 보기에 "아름답다"고 볼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이전가격 분야의 또다른 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누구나가 '정상'으로 볼 수 있게끔 하는 것은 누구나가 익숙한 '언어'와 '상징'을 먼저 활용해야 하는 것이고, 그러한 '언어'의 틀 내에서 관찰자가 봐야 할 부분을 제대로 'framing'해서 부각시켜 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DCF와 같이 새로운 방법론을 도입할 경우, '비정상' 또는 '비일상'적 요소들이 하나씩 튀어나올 수 밖에 없는 부분들이 많아지는 것이 문제고, 더 큰 문제는 그런 요소들이 죄다 다른 '언어'로 부터 출발한 것이기에 올바른 '번역'이 필요한데, 그 정도 수준까지 고려하면 비용은 둘째치고, 제대로 못할 경우 그 비용만큼의 효용이 떨어지게 됩니다. 납세자의 입장에서 조세와 같은 함몰비용에 컴플라이언스 비용까지 더 들게 하는 것은 말이 안되는 것이지요.

DCF는 미래현금흐름을 먼저 예측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는 대부분 회사 내부자료를 활용하여 대상 자산에 대한 수익성을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여 판단해야 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전통적인 정상가격방법은 사후적 거래 (ex post transaction)에 적용된 이전가격의 적정성을 이미 시장에서 발현된 '과거가격 또는 수익률'을 토대로 판단하기에 비교되는 두 상황간 어떤 수준이 되건간에 '비교가능성'이 성립되는 것입니다. 관찰자의 입장에서 보기에 (관찰자의 인식능력이나 전문성과는 무관하게) '아 그 수준이 보편적이겠구나..'라는 공감대가 생기게 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DCF를 활용해야만 하는 경우는 그런 '비교가능거래'(comparable)을 찾을 수 없을 경우이고, 이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납세자와 관련 국가의 과세당국 및 사법부 모두 '이 상황이 보편적이다', 또는 '정상'(arm's length)이다라고 할만한 강력한, 그리고 권위적이고 공감할만한 전제(premise) 또는 컨텍스트(context)을 확립해야만 합니다.

마치 사진 찍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피사체가 먼저 정해져야 하고 전체 사진에서 어떤 메세지가 읽히게끔 할 것이냐는, 전체배경을 이루는 프레임 자체를 어떻게 설정하느냐, 피사체를 어디에 두느냐 그리고 피사체 주변의 다양한 오브젝트(object)는 어디에 어떻게 배치하느냐를 정해야 합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진을 볼 사람이 받을 메세지가, 그 사람과 공감을 이룰 수 있는 어떤 컨텍스트를 사진사가 먼저 파악하여 이를 최대한 사진 자체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만일 사진속의 메세지가 대중으로부터 아무런 공감이나 인식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데, 사진사 혼자만 예술성을 느낀다면 다음 둘중에 하나입니다. 그 사진사의 '탁월한(?)' 감각이 시대를 앞서 갔던지, 아니면 사진사 실력이 부족하든지입니다. 문제는 현재 시점에서 대중들이 그 사진을 보고 아무런 감흥이 없다는 것이지요. 영화 'Copying Beethoven'에서 교향곡 9번 연주회를 성황리에 마친 베토벤이 다시 청중들을 모아놓고 자신의 혁신적인 작품인  
Große Fuge Op. 133(아래 링크)를 연주했을 때 청중들이 모두 외면한 것과 비슷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예술가는 자신의 시대로부터 외면당할 권리가 있다고 봅니다.

 

OECD BEPS 실행계획 8번- Intangible (XXVIII) - BEPS에 따른 영향 - 예시 #28

28번예시에서는 일상적인 제조업체를 도급생산업체로 만들어 버리는 Strip-Down  조직개편 모델을 묘사하고 있네요. 제조업체가 보유하고 있던 무체물과 그와 관련한 기능/위험을 전부 다른 회사(본사 또는 IP Centre)로 이전시키고 생산설비 및 인력만 유지시킨 다음 도급생산을 하게 하는 것입니다.  27번 예시와 같이 감정평가방법을 적용하는 기술적인 측면을 다룹니다. 

사실관계
A는 다국적기업(MA라고 하겠습니다)의 본사로써 S에 소재하고 있고,  B와 C는 MA계열사로써 T와 U에 각각 소재합니다. 어느날 MA는 그룹내 모든 무체물을 한 곳으로 집중시키려고 하지요. 따라서 B가 보유한 무체물 전부(특허, 상표권, 노하우, 고객리스트) C에게 양도됩니다. 이와 관련한 양도가액("MiV")은 일시불로 지급되는 거구요. 동시에 B는 도급생산업체가 되어 C를 위해 제품을 생산 및 공급하는 활동을 수행하게 됩니다. 물론 B가 그와 관련된 모든 위험을 부담하지요. C는 B로부터 인수한 사업부문(무체물 포함)을 관리할 수 있는 인력과 자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도표 1. 28번 예시

MA는 MiV의 정상가격을 산출하기 위한 비교가능제3자 거래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비교가능성 및 기능분석 끝에 결국 감정평가 방법을 정상가격산출방법으로 준용하기로 결정합니다. 하지만 감정평가방법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개별 무체물에 대한 현금흐름이 전부 구분되어야 하는데 그게 실무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BEPS논리
이런 상황에서 MiV의 정상가격을 구하기 위해서는 현금흐름을 양도되는 무체물 별로 구분하지 않고 합산한 기준으로 감정평가방법을 적용해도 된다고 합니다. 특히 개별 무체물과 다른 자산의 추정가치 합산액과 전체 사업부 가치의 편차가 클 때는 오히려 이처럼 합산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이 OECD의 논리입니다. 

생각 
감정평가방법에 관한 기본적인 제 견해는 27번예시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27번 예시와 함께 위 예시를 보면서 느끼게 되는 것은 다름아닌 직업윤리적인 "씁쓸함" 입니다.
감정평가든, 기업평가든, 타분야의 방법론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정상가격원칙'에 대한 심도깊은 이론적/사례별 연구와 경제학적 논리 및 법리 개발이 선행되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행 국제조세 원칙과 관련 판례, 실무적 경험을 근거로 모든 사례에 일관성있게 적용가능한 '이전가격만의 독창적인 논리틀(TP-specific ratiocination framework)'을 지속적으로 개발/발전시키는 혁신, 그에 대한 성실한 노력이나 기여없이 타 분야의 방법론을 무작위로 도입하는 것은 제가 볼 때 이전가격 전문가로써는 자살행위이자, 이를 납세자에게까지 종용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위일 수 있습니다. 현재 국내외에서 단 한번이라도 그런 혁신을 위한 시도가 한번이라도 있었는가에 대해서 저는 상당히 회의적입니다. 물론 여러분들이 생각하시기에 이렇게 말하는 제가 너무 건방진게 아닌가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 시야와 활동반경이 넓지 않아 접하지 못했을 수 도 있습니다만, 나름 지속적으로 국내외 문헌들을 다양하게 접하려고 하는 저로써는 안타깝게도 아직 가치있다고 할 만한 연구성과나 의미있는 노력을 보지 못했습니다. 

네덜란드를 비롯해 미국이나 영국쪽의 일부 전문가들이 이런 선행과제등을 무시하고  '보기에만 그럴 싸한' 수학/통계학적 방법론을 도입시도를 보기 시작한게 2009~2011년도부터였습니다. 일부 무형자산거래와 지급보증같은 전통적 비교가능성분석 방법으로 풀기 힘든 사례들이 터져 나오면서 한창 이전가격이슈에 대한 감정평가방법이나 게임이론 등의 적용가능성을 논하는 문헌들이 많이 쏟아져 나왔지요.

저는 결코 방법론 자체에 대해 문제삼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Fintech등이 성행하는 요즘과 같은 상황에서는 전통적 TPM자체가 무색해진다고 생각하고, 새로운 방법론의 발굴/개발이 시급하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어떤 이슈든지 어떤 맥락에서 발생하느냐가 항상 중요한데,  이전가격이슈의 맥락은 대부분의 경우 국제조세원칙과 그에 따라 재정된 관련국가의 소득세제이며, 반드시 이런 법규정의 도입/개정 취지 및 관련 판례가 형성하는 '언어체계' 안에서 이슈에 대한 해결점을 논해야하는 필연성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분쟁당사자들과 이를 판단하는 권위자(정부기관 등)간의 의사소통은 반드시 그런 언어체계 속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전가격분야는 위에서 말한 언어체계속에서 형성된 나름의 독특한 논법이 존재합니다. 이는 곧 납세자가 수행한 거래와 상황적 맥락에 대해 경제학적 이론을 통한 "사실적 허구"(픽션)을 재구성하는 논법이지요. 바로 '정상가격원칙'에 의한 논법(rhetoric)입니다.

이런 외래 방법론 예찬론자들 중에는 이전가격이 이제 다양한 분야와의 진정한 통섭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맞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통섭'이란, 자신만의 이론적 정체성을 완연히 이루었을 때 비로소 가능해 집니다. 그게 충족되지 않을 경우, 다른 분야에 의해 침식되고 마는 것입니다. 제가 볼 때 이전가격은 아직 이전가격분야는 국내외 모두 이론적 정체성이 미진한 상태로 남아있다고 봅니다. 상황이 그런데, 기계적인 산술방법을 무작위로 도입할 경우, 결국 피해보는 측은 그런 원칙을 타협해 버린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할 납세자 측이며, 궁극적으로는 '이전가격전문가'라고 불리우는 집단 전체의 존립을 흔들어버릴 것입니다. 

말로만 항상 "이전가격 = multidisciplinary" 라고 떠벌릴것이 아니라,탄탄한 『통섭의 틀』을 먼저 만들라는 얘기입니다.  

OECD BEPS 실행계획 8번- Intangible (XXVII) - BEPS에 따른 영향 - 예시 #27

특수관계자간 특허 양도 거래에서 비교가능거래를 찾을 수가 없어서 특허 감정평가 방법을 통해 정상가격을 판단하는 예시입니다.  
사실관계
국가 X에 소재한 A는 다국적기업(“ME"이라고 하겠습니다)의 모회사로써 그룹내에서 생산된 일부 제품 관련 특허, 상표권, 노하우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B는 A의 완전자회사로써 Y에 소재하고 있으며 B도 M제품에 관한 특허, 상표권, 노하우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특허권 보호 및 불법복제 방지 활동을 위해 그룹내 모든 특허를 A에 이관하기로 하면서, B는 M관련 특허("M특허")를 A에 양도하기로 합니다. A는 M특허에 관한 모든 기능 및 위험을 부담하기로 하지요. 하지만 문제는 M특허 양도가액(“MiV”)을 결정하는데 있었습니다. 아무리 TP Study를 해도 신뢰할 만한 제3자 비교가능거래를 찾을 수가 없었던 겁니다. 그래서 A와 B는 하는 수 없이 특허 감정평가 방법을 활용하여 정상가격을 산정하기로 하였습니다. 

감정평가 직원('valuation personnel'이라고 한 것을 보아 A나 B의 소속직원이 아닐까 합니다)의 평가결과 MiV는 세후 순현재가치인 80이 산정되었습니다. 이는 M이 취급될 업계에서의 사용요율, 할인률, 내용연수등을 고려한 분석에 의한 수치라고 합니다. 하지만 M과 M특허, 그리고 업계내 다른 제품등을 비교해 볼 때 중대한 차이점등이 존재했고, 특히 분석과정에서 활용된 제3자 사용료거래들이 모두 비교가능제3자가격방법에 요구되는 비교가능성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차이점을 감안한 합리적인 조정이 필요했습니다.

A는 이를 분석함에 있어서 M사업부 전체에 대한 DCF분석을 실시했는데.이는 A가 기업인수를 위해 활용하는 다양한 인자(parameter)들을 활용합니다. 그 결과 M사업부의 순현재가치("MbV")는 100이 산출됩니다. 

MbV(100)와 MiV(80)의 차액 20은 B가 수행하는 일상적 기능의 순현재가치를 반영하거나 B에 잔존할 상표권 및 노하우의 가치를 실현시키는데 턱없이 부족해 보였습니다.  

BEPS논리
(너무 간단해서 좀 허무하지만) 이 상황에서는 MiV(80)의 신뢰성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이 OECD의 논리입니다. 


생각

사진 1. 영국 South Shields 지역 4번 부두에 위치한 시추시설 (출처:Wikimedia Commons)
제가 네덜란드에 있을 때 일입니다. 당시에 TP planning을 해 준 케이스가 하나 있는데, 대상업체는 탐사 및 시추업을 주업으로 하고 나머지는 해운업 등을 수행하는 꽤 규모가 큰 그룹기업의 모회사였습니다. 탐사/시추업은 리스크가 큰 업종인 만큼 이를 관리할 수 있는 내·외부 메커니즘을 잘 구축해 두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리스크 포지션 규모가 천문학적 수준이라, 외부 메커니즘(제3자 보험사)만을 통해 이를 커버하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불가능합니다. 특히 보험사들은 개별적으로는 절대로 언더라이팅(underwriting)을 안해주고, 컨서시엄을 맺어 자사에 할당된 부분만 커버리지를 해 주거나, 다른 업체로 부터 재보험계약을 맺는 식으로 리스크를 분산해 주는 방법을 택해야 하지요. 하지만 대부분 탐사업에 대한 리스크 커버리지는 회사가 내부 메커니즘을 자체적으로 도입/운영해야 합니다.

따라서 제가 속했던 팀이 했어야 하는 일은 이 내부 메커니즘의 기본/세부 구조를 디자인하는 일이었습니다. 이 구조란 건 다름아닌 내부 '보험회사’를 만드는 것입니다. 스위스나 룩셈부르크 등 보험업 라이센스가 쉽게 잘 나오는 지역에 보험업 등록을 하고 회사를 설립합니다. 그리고선 실제 보험업의 기능을 설정하고, 보험대상 물건을 선정하고,  실제 보험업무을 수행할 인력을 투입하고 조직화한 다음, 그룹내 다양한 계열사들과 보업계약을 체결하도록 기획하였습니다. 이때 각 보험계약별 커버리지 규모는 일반 보험업계에서 감당할 만한 수준을 훨씬 초과합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시추업을 수행하는 회사의 현금흐름이 양호하고. EPC사업이나 중공업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이 상당한 수준이었기에 그룹내 현금이 풍부한 회사였지요. 하여튼  이런 계열사들과 보험계약을 맺고 보험료를 지급받게 되는 그런 구조였습니다. 




사진 2. British & Foreign Marine Insurance Company Limited 현판 (출처: Wikimedia Commons)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고심했던 것이 바로 이 보험료의 '정상가격'이었습니다. 리스크 커버리지 수준이 일반 제3자 보험업체들이 감당할 수준이 결코 아니었기에 비교가능거래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어떤 방법론을 적용할 것인가를 두고 팀 내에서는 의견이 분분했었지요. 우선 기존의 정상가격산출방법을 하나하나씰 살펴서 이를 기술적으로 어떻게 변형시켜야 할지 논의했습니다. 하지만 답이 쉽게 나올 수가 없었지요. 금융TP에서 많이 하듯, 우선 CUP방법의 일환으로 은행에서 적용하는 이자율 또는 지급수수료 계산 방법을 도입하는 것도 고려했었습니다. 하지만 리스크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그런 방법들을 통해 나온 결과치가 탐사업/시추업 생리와 전혀 맞지 않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우여곡절 끝에 하는 수없이 영국에 있는 어느 보험중개업체에 의뢰해서 매년 보험료 평가금액을 산정받는 쪽으로 매듭을 지었지요. 

그런 결정 후, 프로젝트를 마무리 시켰지만 저를 포함한 팀원들 마음속에는 불편함이 남았습니다. 곧, "제3자로 부터 평가금액을산정받는게 과연 '정상가격원칙'에 합치할까?"라는 의문 때문이었죠.
실무 상 정상가격원칙을 적용할 때는, 경우에 따라 대상거래가 발생했던 시점의 상황과 사실관계를 충분히 고려하여, 거래성립을 위해 각 거래당사자가 보유한 정보와 협상력이 미치는 영향을 가급적 명확히 판단하여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그런 과정에서 정상가격을 산정하는 기술적 측면에서 어떤 의도적인 왜곡이 있었다고 판단할 만한 여지가 나와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마치 27번 예시에서 A와 B가 M특허양도거래를 수행하는데, MiV를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없으니 (A나 B소속지원이 아닌) 어떤 제3자 전문업체가 산정한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결정하는 것과 흡사합니다. 이런 것이 결코 정상가격원칙에 위배된다고는 할 수 없으나, 제 판단에는 이런 경우에
거래당사자간의 정보비대칭의 문제를 합리적으로 고려해야한다는 생각입니다. 독립기업간의 거래에서 정보비대칭이 아얘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쌍방다 자체적으로 가격을 결정할 수 없어서 제3자의 도움을 받는다고 치면, 적어도 그런 도움은 둘다 개별적으로 획득하는 것이 맞지 않나하는 생각이지요. 27번 예시에서 처럼, A나 B의 소속직원이 평가액을 산정한다면, 그런 직원이 없는 쪽은 정보비대칭으로 인한 불리함에 처하게 되는 것이지요. 만일 그 직원이 본사인 A 소속이라고 한다면, 그것 자체가 '특수관계 때문에 받는 영향'이라고 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대신 A, B가 각각 제3자로 부터 받은 평가액을 공개하여 일련의 협상과정을 거친후에 합의된 금액을 MiV로 정하는 것이 “정상가격원칙”에 근접하지 않는가 하는 점이지요. 마치 M&A 거래를 위해 Buyer와 Seller가 각각 대상회사에 대한 실사를 벌이는 것과 마찬가지 개념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과연 특허권 감정평가 방법이나 기업평가 방법 같이 어떤 산식과 가정등을 통해 산출한 가액 자체가 과연 정상가격원칙에 위배되지 않는가 하는 의문은 계속 남습니다. 결국 OECD가 공식 폐기한 Formulary Apportionment Method('공식분배법'이라네요..한국말로) 와 다른점이 뭐냐라는거죠. 그걸 논외로 하더라도, 전통적인 정상가격산출방법 (CUP, RPM, Cost Plus, TNMM)은 모두 비교가능성 분석을 기반으로 삼고 있기에, 이미 제3자간의 실현된 가격 또는 수익률을 판단근거로 하고 있다는 점 자체가 특정 산식과 관념적인 가정에 의존하는 감정평가 방법에 대한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리 전문가/전문업체를 통한 감정평가액이라 할 지라도, 정상가격원칙 자체가 국제조세분야나 쟁점국가의 내국세법에서 공식 폐기되지 않는 이상, 분쟁이 벌어지면 당연히 독립기업거래 상황을 유추해 보는 것으로 출발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결국 상황/사실관계/기능/위험 등의 차이에 의한 비교가능성을 다투어야 하는 상황을 결국 납세자가 감당해야 하는 현실자체는 변치 않을 것 같습니다. 쟁송 등으로 가게 될 경우 결국 결론은 재판부가 내리겠지만, 감정평가방법의 당위성을 정상가격원칙의 실무적 원리와 법리, 그리고 그를 근거로 한 수많은 선례의 맥락에서 입증해야만 하는 현실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경우에 과연 감정평가 전문가 또는 전문업체가 흔쾌히 증언을 해줄까요?  납세자 입장에서 반드시 생각해봐야 하는 문제입니다. 
따라서 OECD의 License to Use Valuation Method(감정평가 방법의 허용)은 반드시 납세자에게 유리한 상황이라고 할  수 없으며 오히려 관련 전문업체들만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걔기가 된다고 봅니다. 결국 OECD BEPS는 금융위기 이후 일감이 줄고 현지고객들로 부터 신뢰성을 잃은 힘들어진 수많은 유럽 및 선진국의 전문 서비스업체를 위한 돈벌이 기회를 열어준 셈이지요. 


이렇기에, 다시한번 강조하게 되네요: "이전가격이슈에서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스토리라인'입니다. 결코 숫자가 아닙니다."


OECD BEPS 실행계획 8번- Intangible (XXVI) - BEPS에 따른 영향 - 예시 #26

또 다시 앱, SW 개발 및 IT컨설팅 업체에 관한 예시입니다. 자사 제품의 보완재(complementary good)가 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한 회사를 인수 한 후 바로 청산 시키고, 그 회사 제품과 관련 무체물(intangibles)을 계열사로 흡수시키는 과정에서 특수관계자간의 라이센스 거래 조건을 정할때 그런 두 회사 제품간의 상호보완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사진 1. 구글 타임라인 (출처:  Wikipedia)
 
소프트웨어 및 관련 intangible 등 보완재 전략을 위해 큰 업체가 소규모 업체를 인수하는 일은 비일비재 한 일입니다. 구글 사가 이제까지 수행한 인수건들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지요. (아래 링크참조) https://en.wikipedia.org/wiki/List_of_mergers_and_acquisitions_by_Alphabet
보완재 도입에 따른 기대치에 따라 제3자에게 지급한 가격을 해당 보완재의 사용권을 허여하는 계열사와의 사후적 거래에서 적용할 조건에 무조건 반영해야 할 당위성이 있을까요? 독립기업간의 거래에서 다수의 무체물을 보유한 일방이 가진 전략적 방침 또는 행위 또는 기대수익이, 그런 무체물 중 일부에 대한 사용권만을 선택적으로 허여받는 타방에게 무조건 영향을 미치거나, 경제적 효익을 줄 수 있다고 일반화할 수 있을까요?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사실관계 
도표 1. 26번 예시 - S인수거래
Osnovni는 다국적기업의 모회사이며 소프트웨어 개발 및 판매를 주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습니다. Osnovni는 같은 소재지국 내 상장회사인 S의 지분 100%를 인수하게 되지요. 이 때 인수가격은 160(“SV1")을 지급했습니다. 인수당시 S사 주식의 매매가 총액("SV2")은 100이었지요. 이때 다른 경쟁사들은 S인수가격으로 120 내지 130을 제시했었습니다.

S가 인수당시 보유하고 있던 고정자산은 그저 명목적인 것이었고, S의 인수가격 대부분은 개발완료 또는 개발중에 있는 소프트웨어 관련 무체물, 숙련된 노동력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따라서 Osnovi의 장부상 S의 가치(SV1)는 다음과 같습니다. 

  • 유형자산 10
  • 무체물 60
  • 영업권 90
이사회에서 S실무진은 SV1의 적정성에 대한 해명으로써, 기존 Osnovni그룹 제품과 S 제품 (기존/향후)간의 상호보완성(“CM”이라고 하겠습니다)이 크게 강조한 바 있습니다. 
도표 2. 26번 예시 - IP Migration & Licensing
T는 Osnovni의 완전자회사입니다. Osnovni는 자신이 보유한 모든 무체물에 대한 독점라이센스를 유럽과 아시아 시장에 국한하여  항상 T에게 허여해 왔습니다. S인수직전 T와 Osnovni간 라이센스 계약(“L1”)은 모두 정상가격원칙을 준수한다고 가정합니다.

S인수 직후 Osnovni는 S를 청산하고, S제품에 관한 영구적 독점 라이센스(“L2”)를 T에 허여 합니다. 물론 L2는 L1과 마찬가지로 유럽 및 아시아 시장에서만 유효합니다. 


BEPS논리
L2관련 정상 대가 ("R") 산정시 SV2에 가산된 프리미엄(60= 160-100,  이하 “P”라고 하겠습니다)이 반드시 고려되어야만 합니다. P가 유럽 및 아시아 시장에서의 CM을 반영하는 수준만큼 R에 반영되어야 하는 반면, P가 유럽 및 아시아 시장 밖에서의 CM을 반영하는 수준만큼 R에서 차감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SV1에서 무체물에 할당된 가치(60)는 이전가격 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 요소가 아닙니다.


생각
 L1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 T에게 L2까지 허여한 이유는 Osnovni제품과 S제품간의 보완성에 따른 초과수익가능성을 아시아 및 유럽 시장에서 기대한 것이라는 논리지요. 따라서 S제품 및 관련 무체물에 고유한 초과 수익가능성 뿐만 아니라 T가 기존에 취급하고 있는 제품과 S제품의 시너지 효과를 감안하여 L2에 대한 대가산정에 감안해야 한다는 논리 입니다.

얼핏 보면 꽤 논리적으로 들립니다.

하지만 여기서 기억해야 할 점은, 시너지 효과가 있음을 판단하여 S를 인수하기로 한 결정을 내린 것은 T가 아닌 전적으로 Osnovni입니다. 따라서 그런 전략적 판단에  T가 개입한 적이 한번도 없고, 또 그런 결정에 T가 동조하여 무조건 따른다는 전제도 할 수 없습니다. 적어도 정상가격원칙하에서는 그런 전제는 쉽게 설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T가 Osnovni와 L2에 대해서 협상을 했다고 칩시다. Osnovni는 협상중, L2의 대가를 최대치로 만들기 위해, S제품 라인업이 기존 Osnovni제품라인업에 더해졌을 때의 시너지 효과 및 수익가능성을 주장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T의 입장에서는 그건 한낱 가능성일 뿐,  (S인수 및 청산 직후 곧바로 L2가 체결되었으므로) 아직 그런 효과에 대해 시장에서 검증된 바 없는 주장에 휘둘리 않았을 겁니다. 따라서 S제품 및 무체물에 대한 독립적 가치 이외에, P만큼의 가치를 추가로 반영하는 것은 그 시점에서는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며 반드시 반론을 제기했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L2체결을 위해 쌍방간의 협상력에 따라 P가 감안이 되었을 수도, 안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정상가격원칙을 엄격히 적용한다면, 업계 생리 상 (즉, 산업분석에 의한 명확한 전제가 성립이 된 상황에서) Osnovni가 P를 추가로 감안하자는 주장을 T와 같은 회사에 강행할 수 있는 입지에 있어야지만 BEPS논리 같은 결론이 가능해 지는 겁니다. 이는 사실관계 및 기능분석으로 판단해서 case-by-case별로 여러 입증자료들을 놓고 다퉈야 할 문제, 단순히 이사회 때 어떤 듣보잡이 회사 인수가격에 피인수 회사 제품과 자사제품의 상호보완재적 성격을 감안했다는 주장등을 확보한다면 그런 걸 근거로 이전가격 조정을 해야할수 있다는 논리로 일반화해서는 안된다는 말입니다.

다시말해 P를 감안하고 안하고는, 산업분석과 기능분석으로 결론지어야 할 문제인 것입니다.